현대미술의 특징은 다양성에 있다. 이미 고전적인 회화의 표현방식에서 벗어나 문명의 과학과 예술의 영역으로 수용하며 현대미술은 매우 다양하고 다변적인 표정을 지니게 된다. 이러한 개방적인 추세는 전통적으로 양립되고 있던 동서미술의 경계는 물론 장르의 구분마저 해체되어 복합적인 융합의 양태를 보이고 있다. 현대미술에서 개인의 개별적인 감성과 개성은 무제한적으로 발산되어 표출되고 있으며, 이를 규정할 특정한 이념이나 규율이 존재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분방함과 첨예한 실험성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입장을 지닌 전통회화 분야에 있어서 하나의 자극이자 도전이며 새로운 가능성이라는 복합적인 의미로 읽혀진다. 그것은 바로 전통과 현대, 혹은 특수성과 보편성 같은 해묵은 화두와 연계된 민감한 것이기도 하다. 두터운 한지에 갖은 색채들이 채색된 작가 박규민의 작업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박성식(미술학 박사,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