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한희정의 내면 속 풍경들은 不眠(불면)의 연속에서 꾸는 꿈처럼 불안정하거나 때로는 그로테스크하거나 환상적이기도 하여 현실과 심상의 세계를 오가며 삶의 내적 체험인 꿈을 확장하고 서스펜션을 극대화 시킨다. 화면 속의 질감은 드리핑(뿌리기)기법처럼 자유스러운 리듬감으로 인해 절정의 감각이 되살아나고 인고의 수많은 시간 붓질과 나이프가 만들어낸 작업의 결과는 회화의 선명한 법칙을 따르며 양귀비꽃의 사실적 형태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 정감을 불러오고 자연과 꿈에 관한 이야기를 이끌어 내며 공론화의 장을 마련 한다. 보편적 자연주의의 표현에 편승하지 않으면서도 독창적인 개성의 퍼포먼스가 두드러져 보여 화면의 긴장감은 높아 보인다. 가끔씩 최면의 효과처럼 화면은 무채색이 범람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모노톤에 의한 표현은 과거 지향적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그러니까 그것은 변화를 이끌어가려는 의지의 소산인 것이다. 그림에 마법이란 없는 법이다. 회화의 양식에 기초하여 자 각 몽을 이끌어낸 회화의 상징성은 파격적이며 의미 있는 작업이다. 거칠고 두려운 세상의 한 가운데에 던져 진 우리는 외롭다. 그러나 작가 한 희 정은 두려움 없이 모든 것을 화폭에서 이끌어 가고 있다. 꿈, 자연, 애증, 인연, 더 확실한 진실 등이 한희정의 화면에서 부활할 때 우리는 다시 위대한 꿈을 꿀 수 있을 것이다.
2018. 10 서양화가 컬럼이스트 유 상 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