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함께 믿으며 서로 연대함은 인류의 오랜 도구이자 무기였다. 그리고 그것들은 창조적임 동시에 파괴적인 수많은 이야기들을 만들어냈다. 그 속에 담긴 절대적 존재와 이치에 대한 우리의 내재적 열망은 더없이 인간답다.
나는 나의 내면에 쌓인 서사시와 존재들을 꺼내기 위해 나는 마치 고대의 동굴 벽화나 신화적 이야기들을 담은 듯한 반추상적 페인팅을 한다. 직관적 붓질을 하며 존재감을 지닌 대상을 인양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 과정에서 추상표현주의적 자동기술법(Automatism)기법을 차용하여 페인팅하였다. 전시된 모든 작품은 스케치나 사전 상상을 최대한 배제하고 즉발적으로 그려냈다.
내 작품 속 존재자들은 그들의 인과율, 관계의 그물 속 어떠한 상황에 놓여있다. 그들은 서로를 포용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전투에 임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작품 속 원시적 에너지를 지닌 신화적 존재들과 그들이 만들어내는 드라마 속에서 당신에게 이미 내재되어 쌓여있는 오래된 영성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