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적인 상황에 놓였다. 덕분에 내 상태도 유동적이다. 내가 꿈꾸는 것을 위해 무언가를 내려놓고, 또 스스로의 막연한 미래를 내다보며 죄책감을 가지기도 했다. 몇달 전 나는 정해진 스케줄이 하나도 없어 초조했다. 몇 주 전 나는 쉬는 날이 없어 괴로웠다. 지금은 모르겠다. 현재는 과거가 되어야 만 어떤 지 알 수 있다. 누구나 그렇다. 과거에는 매일 잠자는 시간도 아까워 매일 채찍질하듯이 쉼 없었고 그래야만 잠들 수 있었다. 현재도 별반 다를 바 없지만 과거에 비하면 아주 유해졌다. 가끔 내가 너무 늘어진 건 아닐까 걱정된다. 지난 나날들이 너무 다사다난해 힘들었지만, 많은 경험을 했고 많은 것들을 얻었다. 모두가 매일 눈 앞에 언덕을 두고 산다. 그 언덕을 넘어섰는지 언덕을 오르는 중인지는 언덕을 넘어서고 한참 뒤에 깨닫게 된다. 나는 매일 언덕을 오르는 중이라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언덕 하나를 넘어섰다. 현실과 타협해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갔더니 또 하나의 벽을 넘었고 지금은 어떤 지 모르겠다. 아직 하고 싶은 일이 정말 많으니 또 계속해서 나아가 보려 한다.